그 많던 온라인게임 개발사는 다 어디로 갔을까? by storm

몇 개월 전부터 나는 회사에서 하반기에 론칭할만한 (PC 클라이언트 기반의) 온라인 게임을 찾아다녔다. 그런데 예전과는 달리 온라인 게임을 개발중인 독립 게임 개발사들을 찾기가 너무 어려워졌다. '씨가 말랐다'는 표현이 절로 나올 정도다. 생각해보니 올해 들어서는 신생 또는 중소 개발사에서 날아오는 퍼블리싱 제안, 의뢰 메일도 찾아보기 힘들다.  // 여기서 말하는 '독립'이란 기존 퍼블리셔의 자회사가 아닌, 자체적인 경영권을 가진 개발사를 말한다.

그 이유는, 검증된 타이틀이 있는 개발사는 이미 메이저 퍼블리셔에 흡수되거나 자회사가 되었고, 경험이 풍부한 개발자들이 주축이 된 개발사들은 회사의 규모만 작을 뿐, 프로젝트 스케일이 중대형 이상이라 메이저 퍼블리셔만 찾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중소 퍼블리셔가 서비스할 만한 중소형 온라인 게임이 이제 시장에서 사라진 것이다.

그렇다면 그많던(?) 중소 개발사 혹은 신생 개발사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다들 짐작하듯이 그들 대부분은 스마트폰 게임이나 웹 게임, SNG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지금은 매년 수천억을 벌고 있는 이 게임도
한 때는 그저 중소개발사의 무명 게임이었을 뿐이었다



온라인 게임의 손익분기점은?

며칠 전, 나는 업계 지인으로부터 곧 서비스가 시작될 신작 온라인 게임의 BEP(손익분기점; Break-Even Point)을 추정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지인은 개발사 소속이었고, 퍼블리셔 입장에서 BEP가 얼마인지를 추정해서 그 성적을 기준으로 계약조건을 조율하기 위해서였다.

지인이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국내 판권만 계약한다기에 게임의 스케일 등을 고려해서 계약금을 15억으로 추산했고, 퍼블리셔가 투입할 마케팅 비용은 여러 정황을 고려해 10억으로 잡았다. 그리고 3년 동안의 판매관리비는 월 2억으로 추정했다. 그렇게 계산을 해보니, 15억 + 10억 + (2억 * 36개월)을 합산해서 97억이 나왔다. 즉 퍼블리셔가 이 게임을 위해 3년간 소모하는 비용이 대략 97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 것이다. 따라서 퍼블리셔 입장에서 이 게임의 월간 BEP는 97억을 36개월로 나눈 2억 6944만원인 셈이다. 즉 36개월 동안 매월 2억 7천 정도는 벌어야 겨우 본전치기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월 매출이 2억 7천이면 정말 손익분기점을 넘는 걸까? 물론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게임을 서비스 해서 발생한 매출액 전부를 퍼블리셔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통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5:5 또는 4:6 정도로 수익을 분배하기로 하기 때문에, 이 수익 분배율을 감안해야만 한다. 이 비율을 4:6으로 간주하고 계산을 하면, 매출액의 60%가 2억 7천만원이 되어야 손익분기점이 된다. 계산을 해보면 월매출액이 4억 5천만원이 되어야만 퍼블리셔 몫이 2억 7천을 넘는다.

하지만 감안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유저들이 월정액을 지불하거나 유료 아이템을 구매할 때, 퍼블리셔에게 현금을 직접 지불하지 않는다. 결제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핸드폰, 신용카드, 문화상품권 등 다양한 결제수단으로 캐시를 충전한 후에야 비로소 구매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결제수단은 PG(Payment Gateway)라고 하며, 각 결제수단별로 수수료를 차감한 후에 퍼블리셔의 계좌에 입금된다.

예를 들어, A라는 유저가 문화상품권으로 1만원을 결제했다고 하면, 퍼블리셔의 계좌에 1만원이 입금되는 것이 아니라, 결제수수료 9% 정도를 차감한 9,100원 정도가 입금된다. 게임문화상품권 같은 경우는 이 수수료가 15% 정도 된다. 반면에 신용카드나 계좌이체 등은 수수료가 낮은 편이다. 그래서 보통 총매출액의 10% 내외는 이 수수료로 떼이기 때문에 이것을 감안한다면, 매출액의 10% 정도를 더 벌어야만 원하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이런 결제수수료를 공제하고 퍼블리셔에게 실제로 입금되는 매출액(보통 순매출액이라고 한다)은 총매출액에서 10% 정도 뺀 90% 수준이다. 그러므로 4억 5천만원의 순매출을 올리려면 유저들이 한 달에 결제하는 전체 액수인 총매출액은 5억원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계약금 15억원에 국내 판권 계약만 하고, 마케팅비 10억을 들여 3년 계약을 맺은 중간 스케일 이상의 온라인 게임은 최소한 월 5억원의 매출액이 나와야만 퍼블리셔 입장에서 겨우 본전치기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위험부담, 즉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은 계산이다. 게임의 론칭은 언제나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더 높은 사업이다. 따라서 퍼블리셔 입장에서 이 리스크를 생각한다면, 손익분기점은 5억이 아니라 7~8억 이상으로 봐야하고, 기회비용이나 이자비용까지 생각하면 그 이상으로 높게 잡아야 한다.


그들이 떠나간 이유

하지만 요즘에 신작 온라인 게임이 월매출 5억원을 넘어서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1년에 5억원이 채 안되서 접히는 게임이 더 많으니...) MMORPG가 다른 장르에 비해 유저수 대비 매출액이 높은 편이긴 해도, 성인대상의 무협장르가 아닌 이상 대략 일일 최대동접수 기준으로 1천명 당 1억원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즉 일일 최대 동접 기준으로 5천명 정도는 되어야 한다. BEP를 7억으로 잡으면 7천명 이상이다.

그런데, 어느 온라인 게임이건 초기 론칭시기, 즉 OBT 때 광고를 보고 유입된 유저수가 상용화, 그리고 3년 내내 유지되는 일은 없다. 예전에 내가 공개한 KGCA 강의자료에도 잘 나와 있지만 ( 관련 포스팅 링크 http://sstorm.egloos.com/5385652 ) 심한 경우는 상용화를 한지 불 과 서너달 만에 OBT 초기 유저수의 10% 이내로 떨어지기도 한다. 



OBT초기 기준으로 상용화 시점의 잔존율을 25% 정도로 잡으면, OBT 초기에 일일 최대 동접이 2만명을 넘어야 상용화 이후에 5천명 이 유지되고 7천명 이상으로 유지하려면 OBT 초기에 동접 3만명 정도가 필요하다. // 물론 이 수치들은 모두 쉽게 이해시키기 위한 대략적인 추정치일 뿐이다. 모든 것은 항상 Case by Case...

이쯤 되면, 신작 게임이 이런 성적을 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쉽게 이해하리라 본다. 즉, 퍼블리셔는 그들 나름대로 이런 계산 때문에 중소 개발사의 신작 게임을 섣불리 소싱할 수가 없고, 신작 게임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자들도 투자 리스크가 너무 크다보니 PC 클라이언트 기반의 온라인 게임 개발에 투자하기보다는 차라리 비용도 적게 들고 결과도 빨리 나오는 웹 게임이나 SNG 쪽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 개발비를 투자해줄 사람과 게임을 서비스해줄 사람들의 생각이 이러하다보니 개발사들도 살아남기 위해서 이 흐름에 동참하지 않고는 못배기는 것이다. 

투자자나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위험부담은 높고 성공율은 낮은 쪽에 투자하느니
이런 게임에 배팅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직까지 업계에서는 MMORPG는 '썩어도 준치'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은, 아무리 (PC 클라이언트 기반의)온라인 게임 시장이 살아남기 힘들어도 MMORPG를 만들어서 서비스만 가능하게 내놓으면 망하진 않는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제 시장은 그것마저도 허락하지 않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이 와중에 게임산업을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 사람들이 많아지기까지 하니 이거 참 먹고 살기 힘들다. 이러다가 몇 년 후에는 치킨집이나 차려야 하는 건 아닐까? 치킨, 치킨치킨... 치킨치킨치킨!!!



덧글

  • ZEED 2011/07/11 00:18 # 답글

    게임산업이 생각보다 더 수익내기가 복잡한데다가 어렵기까지 하네요. 솔직히 이 정도로 위험부담을 안고 게임서비스를 하고 있다는걸 보니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네요.
  • regen 2011/07/11 07:38 # 답글

    치킨치킨치킨! 치킨치킨!
  • storm 2011/07/11 09:47 #

    치킨치킨치킨...
  • 흑곰 2011/07/11 09:06 # 답글

    아... 마지막에 서비스만 가능하게 내놓으면 망하지 않는다는 말...
    왠지 ○○사의 모 게임이 생각나네요 -__)....
  • storm 2011/07/11 09:47 #

    흠 뭘까요 @_@
  • 흑곰 2011/07/11 10:48 #

    중력사의 라그1요 -__ㅋ;;;;;
  • 바람君 2011/07/11 09:09 # 답글

    솔직히 요즘 대부분의 개발자 분들이 반쯤은 닭튀기는 악몽으로 잠을 설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끼룩끼룩...;ㅅ;
  • storm 2011/07/11 10:27 #

    꼬꼬댁...
  • 마이즈 2011/07/11 10:09 # 답글

    치킨... 치킨.. ㅠ.ㅠ
  • storm 2011/07/11 10:28 #

    몇 년후에 MAIZ 치킨 체인점 보는 건가요?
  • gump 2011/07/11 10:54 # 삭제 답글

    아 이런 훌륭한 글을 쓰시다니...
    막 블로그 부활 기념으로 초심플한 글을 올린 나로서는 참담하군염 ㅋㅋ
  • storm 2011/07/11 17:11 #

    참담한 검프님... 농구 블로깅이라도 하셈염
  • 레이지폭스 2011/07/11 11:08 # 답글

    너무 공감되는 내용 잘 봤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말씀 주신...서비스만 가능하게 내놓으면 망하지 않는다는 것도 이제는 옛이야기 라는 것...허허허;
  • storm 2011/07/11 17:11 #

    넵 요새는 그것도 쉽지가 않지요
  • 김윤정 2011/07/11 13:59 # 답글

    하, 하지만 치킨집들도 요새는 레드오션 ...
  • storm 2011/07/11 17:12 #

    하지만 치킨 살때 아이유 판촉물을 준다면?!
  • 김윤정 2011/07/11 18:49 #

    하지만 아이유 판촉물 원가가 비싸 ...
  • 에다 2011/07/12 10:34 #

    즈희 이모님께서 20년 가까이 치킨집을 하셨는데 옆에서 지켜보니 쉽지 않더군요 ㄱ-..
  • 2011/07/11 18:0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torm 2011/07/11 18:11 #

    퍼가는 것도 자유고(물론 출처는 밝힌다는 전제하에) 단순히 링크(트랙백, 핑백) 거는 거는 마음대로 하시면 됩니다.
  • 루트쉽 2011/07/11 21:37 # 답글

    거대 게임들이 자리잡고있어서 신규게임들이 줄줄이 아웃당함..


    치킨치킨치킨 + 피자피자피자 해야될 마당
  • storm 2011/07/11 23:34 #

    치킨피자떡볶이 라면...?
  • 길고양이 2011/07/11 21:59 # 답글

    하반기 대박기원합니다 //
    (근데왠지.. 스톰치킨은 총알배달 해줄것같아..)
  • storm 2011/07/11 23:34 #

    스톰치킨 이라고 이름 지으면 발음 할 때 침이 3번이나 튀어서 안조음
  • 에다 2011/07/12 10:35 #

    포풍닭튀김으로 하시져.
  • 지망생 2011/07/12 21:27 # 삭제 답글

    스톰님 질문드리고 싶은게 정말 많은데..
    메일이나 메신저의 주소를 도저히 모르겠어요 ㅠ
    어디 써있는걸까요..?
  • storm 2011/07/13 01:00 #

    sstorm74@네이버닷컴 입니다
  • 라고 2011/07/13 00:32 # 답글

    중형 이상의 게임 개발이라는게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군요..
    요샌 게임들도 블록버스터화 되어가서 개척 하기가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 2011/07/20 20:5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세이지준 2011/09/01 15:56 # 삭제 답글

    요새 다들 흐름이 이렇게 갈 수 밖에 없지요 ㅠㅠㅠㅠ

    마지막에 ㅋㅋㅋㅋㅋ 진짜 통큰치킨 떴다가 사라진 뒤에 치킨들도 레드오션 ㅌ

    그래서 모 ㅋㄴㅌㅁㅇ님의 모바일 블로그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더군요 ㅋㅋㅋㅋ

    모바일 이통사 제조사 HW SW 단말기 그리고 호갱 OS 고기,초밥부페 치킨 피자 ;;;; <- 대해서만큼은 전문성(?)을 띠는편 (애니도 있지만 그건 무시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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