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서류와 면접의 기술 by storm

최근 저희 회사에서 여러 직종의 경력직 채용을 위한 면접이 있었습니다. 기획 / 프로그래머 / SE(시스템 엔지니어) / 웹기획자 / 웹프로그래머 / 로컬담당 (영어/일어/중국어) / GM 등 여러 가지였죠.

이 가운데 몇 직종은 제가 면접관으로 참여하기도 하고 아니면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검토하고 면접진행 여부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도 했었습니다.

그러면, 우선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경력 소개서)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제가 검토한 지원자는 경력이 최하 5년차부터 최대 11년차까지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경력을 기술하는데 단순히 과거의 일들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한 마디로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그런 식이었죠.

그러면서도 희망 연봉은 대개 상당히 높은 편이었습니다. 뭐 '희망' 연봉이니까 약간 높게 부른다고 해서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건 자신이 그만한 대우를 받을만한 사람임을 적극적으로, 구체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어떤 게임 포탈 사이트의 웹기획자로 근무했었다면, 그 사이트를 구축하는데 어떤 역할을 해서 어떤 성과를 냈으며 그 일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어떤 기술이나 능력을 활용했는지 등을 분명히 설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건 정말 기본적인 예의인데, 이력서에 첨부하는 사진은 꼭 증명사진 스타일로 넣으시기 바랍니다. 제가 예전 회사에서 이력서를 검토할 때 본 어떤 여자분은 남자친구하고 찍고서 싸이에 올린 사진을 자기 얼굴만 오려서 붙였는데, 이런 이력서를 좋아할 회사는 하나도 없을 겁니다. 이번 입사 전형에서도 어떤 마케팅 경력 9년차 지원자는 시원한(!) 캐주얼을 입고 어정쩡한 자세로 찍은 스냅사진을 이력서에 붙여서 냈는데, 그러면서 희망연봉은 당당히 5천만 원을 써내더군요. 할렐루야~

이번에는 면접 이야기입니다. 같은 회사의 면접이어도 1차 면접, 즉 실무 면접과 2차 면접, 즉 임원 면접은 좀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1차 면접에서는 실무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죠. 즉 1차 면접 때는 자신의 경력과 실무 능력에 대해서 답변을 준비해 와야 합니다. 이건 당연한 일이죠.

실무 능력 이외에도 주로 보는 것은 팀 플레이어로서의 자질이나 현재 팀원과의 궁합(!)입니다. 아무리 능력이 좋다고 해도 독선적이거나 외곬수 기질이 보이면 솔직히 채용하기가 꺼려집니다. 너무 내성적이어도 상당히 큰 감점요인이죠. 사람들과 잘 어울려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줘야만 합니다.

신입이나 경력이 낮은 지원자들은 1차 면접도 꽤나 난관이지만, 경력자들은 보통 2차 면접이 문제입니다. 일단 면접시 복장의 경우는 회사마다 좀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임원 면접이라면, 게다가 나이가 서른을 넘어간다면 정장 또는 그에 준하는 복장을 입고 오시길 권합니다. 회사에서 정장을 입고오지 말라고 해도 입고 가는 것을 권합니다.

저의 경우는 나이에 비해 좀 어려보이는 편이라서 입고 오지 말라고 해도 무조건 정장을 입고 갑니다. 어쨌거나 임원 면접 때 정장입고 가서 손해볼 일은 없습니다. 게임 회사니까 복장은 자유롭게...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게임 회사여도 회사는 회사이고 게임 개발이건 퍼블리싱이건 결국 비지니스인 건 마찬가지입니다. 적어도 임원 면접을 볼 때만이라도 비지니스맨처럼 보이도록 차려입고 가시길 바랍니다. 임원 면접 때 여러분을 평가하는 면접관은 분명히 비지니스맨입니다. (물론 극소수의 예외도 있지만요)

그 다음, 임원 면접시에는 면접관들이 사람을 떠보는 질문을 많이 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성질을 돋우는 질문도 하죠. 대부분의 경우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테스트를 하기 위함이니까 잘 참아내야 합니다. 그러니까 질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 뒤에 숨은 본의를 짚어내서 그에 따른 답변을 해야 합니다.

특히, 임원 면접 때에는 지원자의 장점보다는 단점, 혹은 단점으로 의심되는 부분을 많이 캐는 편입니다. 그에 대한 대비를 반드시 잘 해놓고 면접에 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학력이나 학벌이 낮으면, 면접관은 지원자의 지적 능력을 알고 싶어할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지원자는 '제가 본 바로는 대학을 나와봐야 특별히 배우는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을 대뜸 꺼냅니다. 이 말이 사실이건 아니건, 그 말을 듣는 면접관의 대부분은 대학물을 먹은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이런 말을 달가와 할 리가 없겠죠. 이보다는 '대학을 다니지 못한 것은(혹은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것은 /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한 것은) 저로서도 무척이나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을 메꾸기 위해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대답입니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여러분이 어딘가에 입사 지원을 하면 분명히 다른 경쟁자들이 존재합니다. 좋은 회사일수록 경쟁자는 더욱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채용되는 사람은 그 중 한 두명입니다. 1명을 뽑는데 5명이 지원했다고 해도 지원자는 나머지 4명을 이겨야 합니다. 그런데 채용 담당자가 여러분이 제출한 입사 서류를 읽는데 들이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왜냐면 원래 하던 일을 하면서 짬을 내가지고 서류를 봐야 하기 때문이죠. 면접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은 보통 30분 정도의 시간 안에 강인한 인상을 심어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여러분이 스스로가 상품이라고 생각하고 아주 멋진 포장지와 강력한 광고카피로 무장해야 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봅니다. 제가 몇 년 전에 아는 지인을 일본 회사에 소개시켜 줄 때의 일입니다. 이 사람은 능력도 괜찮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지만, 고졸인데다 3년 정도의 경력 기간 동안 길게 다닌 회사가 없이 여러 회사를 짧게 옮겨다녔다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사실 경력직 지원자로서는 가장 나쁜 케이스죠.

그래서 자기 소개서를 PPT로 만들고, 자기 소개의 메인 컨셉을 '카멜레온'으로 압축시키도록 제안했습니다. 회사를 자주 옮겨다녔고 각 회사마다 맡았던 일들이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잘 적응한 것을, 환경에 따라 몸 색깔을 자유자재로 맞추는 카멜레온에 비유한 것이죠. 물론 결과는 대성공이어서 결국 그 사람은 얼마 후 그 회사에 채용되었습니다. 마침 그 회사가 신생기업이라 다재다능한 멀티 플레이어가 필요하기도 했었으니까요.

여러분이 원하는 회사에 채용되고 싶다면, 뻔한 이력서나 자기 소개서를 버려야 합니다. 어떤 회사던 사람을 채용할 때에는 분명 채용될 사람에게 기대하는 무언가가 있게 마련입니다. 여러분은 그 기준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세상이 나를 알아줄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시대입니다.

마지막으로, 입사 전형에 지원했다가 탈락했다고 해서 너무 낙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탈락했다고 해서 꼭 자신이 무능력한 것은 아니니까요. 심한 경우는 면접관이 그날 기분이 나뻐서 탈락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지원자 본인은 그 사실을 알 수 없겠지만요.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습니다. 그냥 운이 나쁜 거지요. 운은 운일 뿐입니다. 운을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는 없으니까 중요한 것은 실력과 준비로 채용의 문턱을 넘는 것입니다.


오늘도 열심히 채용의 그 날을 위해 노력하는 입사 지원자 여러분 모두에게 포스가 함께 하시길...


덧글

  • 레아라 2009/09/21 00:08 # 답글

    아아.... 정말 도움이 되는 말이군요.....

    질문이 하나 있는데 혹시 포트폴리오 작성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해 주실 의향이 있으신지요.. OTL
    뭐 제대로 만든 것도 없긴 하지만, 포트폴리오를 꼭 작성해야 한다라는 어드바이스는 해 주어도 그 이상은 해 주는 분이 없어서요.. ㅜㅜ
  • storm 2009/09/21 00:19 # 답글

    예 해드릴 수 있습니다. 메일로 문의하실 내용을 보내주시거나 아니면 메신저로 연결해주세요^^
  • 2009/09/21 00:3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gump 2009/09/21 10:44 # 삭제 답글

    잘봤어요 스톰님 ... 멋져요 !
  • AilinLusse 2009/09/21 17:17 # 답글

    정말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더불어 지원하시는 분들은 제발 지원하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알고, 그 회사에서 무슨 게임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기초 조사 정도는 해준 다음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ㅠㅠㅠ
    자기가 지원할 회사에 대해 조사하는 건 기본 소양이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A회사에 지원하면서 B회사 지원했던 자소서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가져다 내는 바람에 B회사 이름이나 게임이 언급되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견되거든요... 물론 서류에서 낙방입니다. -_-;;
    게다가 그런 걸 면접때 한번 슬쩍 언급만 해 주셔도 임원진 면접(개발중인 게임이라면 개발자 면접까지도)에서 좋은 인상을 줄 텐데... 아쉬운 분들이 많아요 흑 -_-
  • 저글 2009/10/19 13:08 # 삭제 답글

    너무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면접에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네요 ;ㅅ ;
  • zzz 2010/01/20 10:04 # 삭제 답글

    많이 도움되었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화이트)

333
206
501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