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이해 [1] 규칙, 도전, 놀이의 조화 by storm

게임이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고, 또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만들고 있지만 정작 게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명쾌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영한사전에서 game을 찾아보면 ‘놀이, 유희, 재미있는 일’ 등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추상적인 해석이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정의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영영사전을 찾아보면 좀 더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A game is an activity or sports usually involving skill, knowledge, or chance, in which you follow fixed rules and try to win against an opponent or to solve a puzzle.

이 문장을 그대로 해석하면, 게임은 일반적으로 기술, 지식 또는 운을 필요로 하는 (여가)활동 또는 스포츠(경기)로, 참가자는 게임이 규정한 규칙에 따라 상대를 이기거나 퍼즐을 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굵은 글씨로 표시된 단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activity는 흔히 활동이나 운동이라는 뜻으로 알고 있지만, 여기서는 ‘something that spend time doing’ 즉 시간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 하는 행동을 뜻하며 이는 곧 놀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그 다음 fixed rules를 보자. 우리는 간혹 게임과 놀이를 혼동하는 경향이 있지만 게임과 놀이의 근본적 차이점은 규칙의 존재여부에 있다. 말하자면 규칙이 있는 놀이는 게임이 될 수 있지만 규칙이 없는 놀이는 게임이 아니라 단지 놀이일 뿐이다.

예를 들어, 어린 아이가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방바닥에서 굴리며 노는 행위는 게임이 아니라 놀이다. 이것이 게임이 되려면 ‘방바닥에 칸을 나눈 다음 주사위를 던져서 나온 숫자만큼 이동할 수 있게 하고 지정한 목적지까지 먼저 도착하면 승리한다’ 같은 식으로 규칙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이런 게임의 경우 도전은 원하는 칸에 도달하기 위한 주사위 숫자가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운에 좌우되기 때문에 로제 카이요와의 놀이 분류로 따지면 알레아Alea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try to win을 보자. 게임은 어떤 식으로든 간에 참가자에게 목표도전을 제시한다. 경쟁에서 앞질러 나가거나 승부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거나, 혹은 수수께끼를 푸는 것(solve a puzzle)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래서 게임은 제시된 목표를 달성하거나 도전을 극복함으로써 승리를 거두거나 원하는 만족감을 얻는다. 간혹 십자말 풀이(crossword)와 같은 순수한 퍼즐은 대결이나 승부가 없기 때문에 게임이 아니라는 견해도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문제를 제시한 출제자와의 승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의 범주에 들어간다. (퍼즐에 대한 또다른 내 개인적 견해를 덧붙이면, 퍼즐은 무질서한 상태를 참가자에게 제시하여, 무질서 상태를 질서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 도전이자 목표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게임을 정의하는데 필요한 중요한 세 개의 단어를 확인할 수 있다. 바로 규칙, 도전, 그리고 놀이이다. 이 단어들을 조합해서 게임을 규정해보자. 제한된 규칙에 따라 도전에 임하며 즐기는 놀이. 어떤가? 그럴 듯 하지 않은가?

물론 게임의 정의는 이외에도 많다. 주성대학교 게임학부의 김창배 교수는 <21c 게임 패러다임>이라는 저서를 통해서 '게임은 컴퓨터라는 하드웨어상에서 흥미를 유발하는 내용물이 어떤 규칙에 의거한 선택 결정과정을 통해 진행되어 나가도록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제작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일본의 게임 평론가인 아카오 고우이치는 <게임대학>이라는 저서에서 '게임은 놀이를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이라고 정의했다. 물론 이 말에도 일리가 있고 이를 굳이 폄훼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런류의 정의는 게임이라는 용어를 일반론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게임을 만드는(혹은 만들) 사람’이므로 기존의 일반론적인 정의들은 잠시 제쳐두고, 게임을 규칙, 도전, 놀이의 3요소로 나누어 놓고 생각해보도록 하자.

To be continued...
[2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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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gump 2009/04/06 10:15 # 삭제 답글

    저 요즘 비공개? 스터디를 진행중인데...
    스톰님 글을 훔쳐서 하고 있어요 ㅋㅋㅋ
    훌륭하신 분이라고 열심히 홍보했음.. 잘했죠? ㅋㅋ
  • 돌쇠 2011/05/09 11:21 # 삭제 답글

    스톰님이 올려주신 글들을 몇개 봤는데 대부분 이 글에서 말한 것과 같네요.
    즉 사전적이고 교범적이고 구조적입니다. 물론 회사를 운영함에 있어서 체계가 필요하니 이런 것도 어느정도는 필요한데 이런데에만 의존한다면 똑똑한 과학자는 될 수 있어도 아인슈타인이나 에디슨은 못됩니다.
    이런 사고 방식으로는 뛰어난 기술로 테라는 만들 수 있어도 와우는 절대 못만들죠.
  • storm 2011/05/09 11:46 #

    ㅡ,.ㅡ;;;
  • gump 2011/05/11 10:37 # 삭제

    ㅋㅋ 와우는 못만드시겠네요 스톰님 ㅋㅋㅋㅋ
  • gump 2011/05/11 10:40 # 삭제

    근데 난 테라같은 뽀대 만들고 싶다능... 샤방샤방
  • storm 2011/05/11 10:43 #

    와우보다는 디아블로를 만들고 싶다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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