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시간 소모를 없애는 방식' by storm

<시간, 도요타처럼 아끼고 닛산처럼 써라> 35page
나츠카와 가오 지음 | 박화 옮김 | 이손 출판사


| 도요타의 '시간 소모를 없애는 방식' |


시간 낭비와 시간 절약

'낭비라고 생각되는 것을 생각나는 대로 종이에 적어보시오.'

엄밀하게 따지면 이런 작업을 하는 것 자체도 시간 낭비이므로 이 작업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낭비'라는 것을 쉽게 정의하기도 어렵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나는 바쁜 중에도 낮에 서점에 들렀는데, 이건 시간 낭비라고 할 수 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우편함에 있는 매거진을 무심코 읽었다. 이것 역시 시간 낭비다. 책상 주변을 둘러보니 건프라가 놓여 있었다. 그런데 이것을 조립한 것도, 그리고 책상 위에 장식해 놓은 것도 시간 낭비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는 것조차 시간 낭비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세상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낭비인 건 아닐까?

지나치게 이야기를 비약시키기는 했는데 내가 말하고나 하는 것은 이렇게 낭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나열해 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낭비인가?'가 아니라 '무엇에 있어서 낭비인가?' 이다.

'파레토의 법칙' 즉 '80/20 법칙'을 알고 있는가. 즉 하나의 일을 100퍼센트로 봤을 때 정말로 중요한 20퍼센트가 80퍼센트의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 법칙에 따르면 일의 80퍼센트는 중요한 20퍼센트에 의해 좌우된다. 그러므로 20퍼센트만 확실하게 해내면 불필요한 소모전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왜일까? '파레토의 법칙'은 어디까지나 보편적인 법칙일 뿐이기 때문이다. 일의 낭비를 줄여 중점적인 20퍼센트에 열중해도 계속해서 다른 불필요한 일들이 발생하여 다시 80퍼센트를 채운다.

그럼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 것이다.

'그럼 왜 그런 불필요한 일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거지?'

그 이유는 아무리 불필요한 일이라고 해도 나름의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나는 바쁜데도 낮에 서점에 들렀다고 말했다. 언뜻 시간 낭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였다.

'요즘은 이런 책이 잘 팔리는구나' 또는 '이런 저자가 책을 냈구나' 등등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정말 유용한 정보는 스무 번 갔을 때 한 번 꼴로 얻을 수 있어 그다지 효율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한 번이 중요하기 때문에 스무 번이고 서른 번이고 서점을 찾게 된다. 만약 이렇게 노력을 들여 얻은 정보를 일에 활용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시간 낭비가 된다.

건프라도 마찬가지다. 기분 전환 내지는 자기맍고이라는 나름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책상 위에 한 자리 차지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런 모든 행동에 우선 순위를 정해 놓았다는 것이다.

1분이라도 늦으면 안 되는 중요한 고객이 기다리고 있다면 나는 서점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건프라 역시 반드시 그 자리에 두어야 할 비품이 있었다면 재빨리 다른 곳으로 치워버렸을 것이다.

이렇듯 서점에 가거나 건프라를 장식하는 일은 누구보다 나 스스로 우선 순위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시간 낭비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아무도 낭비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낭비, 그것이 문제다. 게다가 이렇게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는 낭비는 대부분 전혀 해결되지 않고 당당하게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막대한 지장을 준다. 쉽게 인식되지 않는 낭비를 정확하게 포작해 제거하는 것이 진정한 '시간 절약'이다.

'아무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 낭비'를 포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에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역사고(易思考)'이다.



목표를 먼저 생각하면 시간이 절약된다

기한 내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자.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조사하기 위해 50여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 50권을 다 읽으려니 사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또 책 전체 내용이 모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다 읽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이때 자주 사용되는 방법이 '속독법'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책 한 권을 읽는 데 1분이 채 걸리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속독법'만 익히면 책 한 권을 단숨에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책을 쓰거나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속독법을 쓰지 않는다. 속독법으로 책의 핵심 내용을 머리에 쑤셔넣기보다는 세부적인 사례를 확실하게 이해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자주 사용되는 또 하나의 독서법으로 '불필요한 부분'이나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은 읽지 않는 방법이 있다.

이것도 굉장히 효율적이기는 하지만 불필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나누는 것은 의외로 까다로운 문제이다.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간 부분도 막상 보고서를 쓰다 보면 필요할 때가 상당히 많다.

그리고 지금은 도움이 안 되더라도 나중에 활용할 만한 자료가 있기 때문에 대충 읽으면 나중에 다시 읽어야 하므로 효율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때 '역易 사고'를 이용하면 아무리 많은 책도 거뜬히 소화해 낼 수 있다.

우선 쓰고자 하는 결론이 무엇인가? 이것부터 확실하게 설정한 후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추려서 읽는다.

내가 자주 쓰는 방법은 우선 '도움이 되는 부분'에 큰 포스트잇을 붙여놓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부분'에는 작은 포스트잇을 붙여놓고 일단 넘어간다. 작은 포스트잇을 붙여놓은 부분은 나중에 시간이 나면 읽는다. 이렇게 하면 책 한 권을 시간 낭비 없이 알차게 소화할 수 있다.



시간 소모를 줄인 도요타의 '간판방식'

도요타가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생산방식, 이른바 '간판방식'은 앞에서 설명한 '역사고'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세계의 모든 제조업체가 지금도 견본으로 삼고 있는 도요타의 생산방식은 1975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오노 다이이치'가 확립한 것이다.

도요타의 근본적인 사고방식은 한마디로 '필요한 제품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양만큼 만든다'는 것이다. 이것을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이라고 부르는데 '간판 시스템'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간판'을 사용한 생산 시스템이다.

즉 '무엇을, 언제, 얼마만큼 만들라'는 지시가 적힌 '간판'을 공정하는 내내 끊임없이 돌린다. '무엇을, 언제, 얼만큼'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작업하기 때문에 생산에 꼭 필요한 작업만 할 수 있다. 필요한 양만 만들기 대문에 재고가 남지 않고 최소한의 인원을 배치할 수 있다. 게다가 불필요한 작업은 일절 하지 않으므로 최고의 속도를 올릴 수 있다.

오노 다이이치는 왜 이런 방식을 만들어냈을까?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나는 사물을 거꾸로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생산의 흐름은 곧 사물의 이동이다. 그래서 나는 사물의 운반을 반대로 생각해 보았다."

자동차를 조립하는 작업은 작은 재료로 각각의 부품을 만들고, 여러 개의 부품을 조합하여 단일부품을 만들며 최종적으로 그 전부를 조합하여 자동차가 완성된다.

이는 부품을 컨베이어벨트에 실어 계속해서 운반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앞 공정에서 다음 공정으로 진행하는 과정을 통해 자동차가 완성된다. 과거 대량생산만이 살 길이던 시절에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최대한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오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보았다. 즉, '앞의 공정이 다음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뒤의 공정을 인수한다'고 발상을 전환한 것이다. 앞의 공정은 뒤의 공정이 제시한 만큼의 제품만 만들어내면 된다. 쉽게 말하면 필요한 양과 시간을 미리 정하고 그에 맞춰 앞의 공정에서 만들어내야 할 제품의 양과 시간, 노력을 산출해 낭비를 완전히 배제하고 필요한 만큼의 작업만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우선 상정하고 원인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를 생각하면 낭비를 정확하게 간파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역사고'의 효과이다.

덧글

  • Realkai 2008/03/20 02:55 # 답글

    오... 저말은 좀 가슴에 와닿는데요. 서점에 가서 한번 살펴보고 괜찮으면 사서 읽어야 겠어요.
  • 별소리 2008/03/20 08:20 # 답글

    저도 요즘은 저 방식으로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닛산처럼 쓰는 방법은 뭘까요. 한 번 책을 읽어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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