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의 성패는? by storm


FPS계의 살아있는 전설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이하 카스 온라인)이 드디어 어제인 1월 31일 오픈 베타를 시작했다. 욕도 많이 먹고 사랑도 많이 받는 넥슨이 서비스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이야기도 많았지만 어쨌거나 오베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인다. 적어도 내가 플레이 할 때 만큼은...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역사
사실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시초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10년 전에 PC 패키지 게임으로 출시됐던 <하프 라이프>라는 FPS 게임이다. <하프 라이프>는 FPS 게임이면서도 당시에는 보기 드물게 싱글 플레이 미션에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갖춰서 화제가 됐고, 작품성은 물론 대중적으로도 성공한 명작 게임이다.

그래서 미주와 유럽의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하프 라이프>의 게임 소스를 수정한 MOD 게임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것이 카운터 스트라이크 MOD다. 이 MOD는 <서든 어택>이나 <스페셜 포스> 등 요즘 FP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른바 '폭파미션'의 원조로, 참가자를 두 편으로 나누어 한쪽은 특정 지점에 폭탄을 설치하는 임무, 다른 쪽은 그것을 막는 임무를 수행하는 게임이다.

이와 같이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원래 하프 라이프의 비공식 MOD 게임이었지만 점차 원작을 뛰어 넘는 인기를 얻자 급기야는 제작사인 밸브(Valve)에서 MOD 제작자로부터 판권을 사들여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하프 라이프>의 공식 확장팩 개념으로 제공하기 시작했고 또 원작인 <하프 라이프> 패키지 대신에 카운터 스트라이크 MOD를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카운터 스트라이크>패키지를 만들어 판매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2000년대 초의 이야기다.

공식 패키지 게임이 된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더욱 더 승승장구하여 WCG, ESWC, CPL 등과 같은 국제, 세계 대회에서 가장 인기있는 종목으로 떠오르며 범세계적인 e-Sports 게임의 지존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카운터 스트라이크에도 문제가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게임을 완벽하게 설치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웠다는 점이다. 하프 라이프 CD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카스를 즐기려면 일단 CD를 인스톨하고 나서 패치를 깔고 카운터 스트라이크 MOD를 깔고 이래저래 해야 했는데 이게 정말 복잡했을 뿐더러 잘 설치했다 싶어도 막상 게임을 실행해보면 알 수 없는 오류가 발생해 언인스톨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도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 아마 대부분의 유저들이 이 과정에서 포기하고 떨어져 나갔을 것이다. 나중에 출시된 카운터 스트라이크 패키지 CD를 가지고 있으면 그것보다는 좀 더 쉽게 설치할 수 있었는데, 그래도 만만치는 않았다.

두 번째 문제는 이 게임이 블리자드의 배틀넷과 같이 친절하고 편리한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게임을 즐기려면 이미 열려있는 개인 서버에 접속해야만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개설된 서버의 경우는 대부분 폐쇄적이었다. 그래서 서버의 IP주소를 알아내는 것도 쉽지 않았을 뿐더러 어떻게 접속했다 치더라도 실력이 안 되는 초보자의 경우 강퇴를 당하거나 아니면 1킬도 못해보고 100 데스를 당한 뒤에 스스로 그만두던가 둘 중 하나였다.

물론 외국 서버로 들어가면 실력 때문에 강퇴를 당하는 일은 거의 없었고 유저의 전반적인 실력도 공개 서버는 대개 고만고만한 초보들이라서 할만 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2000년대 초 당시 외국 서버의 대부분이 유럽에 있다보니 랙이 매우 심했다는 사실이다. 다른 게임도 아니고 FPS에서 랙이 심한 것은 견디기 힘든 일이었기 때문에 겨우겨우 게임을 설치해서 접속한 사람들들도 상당수는 제대로 게임을 즐길 환경이 제공되지 않아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PC방 요금제 - 스팀 서비스의 등장
이와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워낙에 재미있다보니 PC방을 중심으로 유저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또 게임 방송에서 카스 리그와 대회를 중계하면서 대중적인 호응을 받아 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 때 카스의 미래를 바꾼 엄청난 사건이 하나 터진다.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판권사인 밸브(Valve)사가 국내 PC방을 상대로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PC방 과금'을 선언한 것이다.

사실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어디까지나 PC 패키지 게임이었기 때문에 CD키가 있었고 정품 CD키 1개당 PC 1대에 설치하면 아무런 제약없이 즐길 수 있던 게임이었다. 그래서 카스 손님을 받는 PC방들은 과거 하프 라이프 CD나 카스 CD를 구매해서 설치를 했던 것인데, 별도로 PC방에게 요금을 부과하려 하자 PC방 업주들이 크게 반발했다.

하지만 결국 <스팀>이라 불리우는 카스의 새로운 유료 서비스가 강행됐고 PC방 업주들은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의 기치 아래 똘똘 뭉쳐 카스 불매운동을 벌이기에 이른다. 이것이 2004년 5월의 일이었고, 한껏 달아오르기 시작했던 카스의 대중화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대 사건이었다.

불매 운동과 스페셜 포스의 등장
이 불매 운동을 계기로 PC방 업주들은 카스의 대안이 될 국산 FPS를 찾아야 했고, 때 마침 <스페셜 포스>가 등장했다. <카르마 온라인>으로 FPS 게임 개발의 노하우를 쌓은 <드래곤 플라이>가 차기작으로 개발하던 <스페셜 포스>는 카스의 대안을 찾던 PC방 협회의 눈에 띄었고, 그들은 <스페셜 포스>를  정략적으로 밀어주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그후로 대분의 PC방에서 카스 대신 <스페셜 포스>가 그자리를 대신 했고, 그 뒤에 <써든 어택>까지 나오면서 PC방에서 카스는 잊혀진 존재가 되고 말았다.

그랬던 그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이제 넥슨에 의해 서비스되는 <카스 온라인>으로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니. 도전장이라기보다는 원래 자신이 지키고 있어야 할 자리를 되찾기 위해서 왔다고 해야 할까?


서든 어택이 차지하고 있는 왕좌를 빼앗을 수 있을까?
하지만 카스 온라인이 넘어야 할 산은 생각보다 매우 높다. 현재 FPS 시장에서 장기집권하고 있는 <서든 어택>이 대단한 게임이라서가 아니다. 사실 <서든 어택>은 어찌보면 매우 '후잡한' 게임이다. 이제는 구형으로 취급받는 주피터 엔진을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일단 그래픽부터가 투박하다. 당장 AVA하고 비교해 봐도 퀄리티의 차이를 금방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유저에 의해 주로 소비되는 게임 콘텐츠도 폭파미션과 데스매치가 전체 게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두가지는 카스는 물론 다른 FPS에서 이미 마르고 닳도록 써먹었던 것들이 아닌가!

하지만 <서든 어택>의 장점은 그렇게 일견 후잡해 보이는 단순함에 있다. 한 마디로 FPS를 캐주얼 게임으로 만들었다고나 할까? 복잡한 시스템에 적응할 것도 없고, 게임은 매우 직관적이면서도 빠르게 돌아간다. 맵 구조도 골수 카스 마니아들의 눈에는 허접해 보일지 모르지만 좁은 맵에 전술적 요충지들을 잘 만들어 놓고 빠른 승부를 유도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 유저들의 보편적 취향을 적절히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FPS 게임에 비해 총의 명중판정이 매우 후하다는 점, 즉 '쏘는 대로 거의 다 맞는' 방식은 이 게임의 대중성을 높인 결정적 요인이다. 사실 웬만한 FPS 게임에서는 아주 가까운 거리가 아닌 이상 타겟에 조준점을 놓고 총을 쏜다고 해서 쉽게 맞지는 않는다. 하지만 <서든 어택>은 명중이 잘 되기 때문에 짜릿한 헤드샷이 터지는 빈도가 높고, 또 개인기가 발휘될 여지가 높은 편이다. 이런 요소들은 카스 마니아들이 볼 때에는 탐탁치 않을 수 있지만 게임의 대중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부분이다.

반면에 카스 온라인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일단 과거 카스의 명성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 그리고 다른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소지금 시스템, 즉 킬/데스와 라운드별 승패에 따른 보상금 지급, 그리고 매 라운드마다 이렇게 축적된 소지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전술을 들 수 있다. 실제로 각종 카스 대회 경기를 보면, 단순히 총만 잘 쏜다고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다. 매 라운드별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각 팀원들의 소지금 사정을 감안하여 다음 라운드에서는 각자 어떤 무기를 고를지를 신중히 정해야 하고,  또 팀원들의 장비 상태에 따라 어떤 작전을 사용하는지도 잘 판단해야 한다. 카스가 전세계적으로 e-Sports의 최고 인기종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어제 오픈 베타를 시작한 카스 온라인을 보면 과연 이것이 기존의 카스가 가진 장점을 잘 살릴 수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 든다. 팀웍 개념이 희박한 일반 유저들이 중구난방으로 섞인 상황에서 제대로 플레이 하기에는 현재 제공되는 클래식 맵들이 다소 넓고 복잡한 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12:12나 16:16과 같이 대규모 인원으로 싸우면 팀플레이 개념은 더욱 희박해 질 것이다. 게다가 팀플 요소가 희박해지면 카스의 장점이자 특징인 소지금 시스템도 원작에 비해 크게 퇴색될 수 밖에 없다. 세이브 라운드 같은 카스 특유의 전술적인 팀플레이가 과연 공방에서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까? 이런 요소들이 부각되지 않는다면 결국 기존 FPS보다 나은 점이 뭘까?

물론 어느 정도 서비스가 진행되고 나서 클랜전이 활성화 되면 이런 단점들은 극복될 수 있다. Dust 나 Inferno와 같은 클래식 맵이라도 8:8 정도로 인원을 제한하면 카스 특유의 팀플레이와 소지금 시스템의 묘미를 잘 유지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문제는 다수의 일반 유저들이다. 이들이 얼마나 카스의 진정한 재미를 이해하고 그에 따르냐에 따라서 카스 온라인의 흥행성적이 좌우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카스 온라인이 보다 많은 FPS 유저들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서든 어택> 폭파 미션의 맵 정도 규모의 신맵을 초기 대세로 밀어붙여 쉽게 적응시킨 다음에 클래식 맵에서 제대로 놀아 보게 유도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덧글

  • Realkai 2008/02/01 01:59 # 답글

    조금 더 쉽게, 라이트하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한다... 라는게 가장 중요할 듯 싶습니다. 기존 카스의 실패요인을 답습하면 안되겠죠.

    스톰님 말대로 맵이 약간 작으면서도 개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가벼운 한판이 가능한 맵(당장 떠오르는건 CS_Office나 CS_Assault, DE_Train정도가 가장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을 밀어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소스 엔진이 아닌게 참 안타깝습니다만 뭐 별 수 없죠. --)=3

    덧 : 기존의 카스와 달리 처음부터 적당한 무기를 가지고 시작하는 모드가 따로 존재한다더군요. 그리고 이때 사용될 무기를 게임내 돈으로 구매한다네요. 과연 이러한 시도가 적절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물론 기존의 클래식 모드도 그대로 존재합니다.)
  • storm 2008/02/01 02:07 # 답글

    카스 온라인이 제대로 뜨려면 데스매치보다는 오리지널(폭파 미션)로 어필을 해야 하는데 기존 클래식 맵에서 '양민 공방'을 만들면 카스의 묘미가 전혀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네요.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아마 기존 카스 유저들은 '이게 뭐야 개판이네' 하다가 돌아설 것 같고, 국산 FPS를 주로 하다가 온 평범한 유저들은 '에이 시밤 맵이 뭐 이리 크고 복잡해'하다가 돌아설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 zzzz 2008/02/07 21:15 # 삭제 답글

    카스 온라인 팬이 적인게 분명해 !!
    설치하는 카스가 어렵다니.. 하긴..
    컴터 못하는 초딩들은 카스 할 자격도 없다는 ㅋ
  • 짱이네요 2008/02/09 17:01 # 삭제 답글

    정말 글 잘 쓰셨네요~ 잘 읽고 갑니다~
  • anti steam 2008/10/27 18:53 # 삭제 답글

    만약카운터스트라이크소스(이하:카스소스)가온라인화햇으면서든어택밀리고도남을듯
    특히카스소스를온라인화햇을때 서버형식으로들어갓으면좋겟네여 현재카스온라인은기본맵에좀비모드? 같은걸느는데카스소스를온라인화하면스타처럼맵을만들어서서버처럼하면더좋을거라고저는생각되여 스팀이망하길.... 손꼬박기달려야징
  • ePerSys 2013/07/07 01:28 # 답글

    안녕하세요. 현재 카스블로그 운영중이고 카스유저끼리 링크하고싶어요. 블로그로 방문오셔서 답글좀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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